습관-적 취미활동
몇몇 요리영화에 참여한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세번째 책과 다달이 나오는 작은 요리잡지, 그리고 한 권의 무게있는 요리책을 샀다. 이들 사이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던 건 바로 이 요리책. 정갈하면서도 모던한 상차림이 한 눈에 들어왔다.
계절별로 상황별로 메뉴를 구성한 것은 기존 요리책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비주얼적인 부분(음식 이미지나 조리설명의 텍스트 디자인 등)도 최대한 깨끗하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다는 흔적이 보이고, 선별된 메뉴들도 인터넷 검색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레시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요리책에는 웹에서 찾을 수 있는 레시피들처럼 상세한 과정샷이 첨부되어 있지도 않고, 요리 프로그램처럼 한 번에 이해가 갈 수 있는 요소가 있지도 않지만 각각의 저자가 생각하는 요리의 색을 분명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색을 좋아하느냐 아니냐는 물론 각자의 몫이겠지만, 최소한 처음과 끝이있는 하나의 완성본으로서 선 보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한참동안 보지 않은 책이 쌓여만 가고 그것들을 다시 펴 볼 여유가 없다고 느껴지는 이 순간에도 누군가 한참동안 고심해 칠한 색의 한 페이지가 궁금하기에 이 오래된 습관을, 그 상습적인 취미활동을 멈추지 못할 것만 같다. 그 색이 내 손을 통해 다른 이를 위한 그릇으로 옮겨질 기약없는 언젠가를 위해 스르륵하고 또 책 장이 넘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