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Youth(1917) by Arthur F. Mathews
낭랑한 김수철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젊은 그대에게 잠 깨어오라-던 그의 주문. 오랫동안 삶의 분주함, 그 뒤편에 묻어두었던 게 아닌가, 후회가 밀려온다. 눈물이 많아진 나이. 젊은 그대-라는 네 음절의 이 단어만 들어도 눈시울이 금새 촉촉해진다. 손에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앞에 가는 길 뿌옇게만 보여도, 괜찮지 않은가. 그대는 젊은데, 이렇게 젊은 그대인데.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이라는 다른 노래의 가사도 문득 스쳐 지나간다. 누구는 벌써 성공했다는데, 누구는 엄청 안정적으로 보이던데. 늘어놓고 보면 모두 남의 자랑, 곰곰이 따져보면 모두 남의 소문. 그런 것들에 왜 그리도 연연했는지, 작은 것들에 뭘 그리도 절망했는지. 책상 옆 켠에 잔뜩 붙여놓은 계획들이 초라해 보였다. 몸뚱아리 하나, 혈기 하나, 젊음 하나. 그걸로 승부 걸어볼 배짱은 없는 것이더냐. 그렇게 다 두드려보고, 재보고, 심사숙고만 하다 네 젊음은 눈깜짝할 새에 도둑맞겠구나. 그렇겠구나, 이 년. 깜깜한 밤공기 사이로 불호령이 떨어져 나도 모르게 부르르 떤다. 그래. 젊음은 묵은지가 아니다. 묵힐수록 오래될수록 맛이 나는 건 따로 있다. 겁 없이 덤벼보자. 눈 감고 달려보자. 넘어지던, 엎어지던 상관없다. 어찌되어도 괜찮다. 그래도 아직 젊지 않은가. 나를 젊은 그대라 불러주는 네가 있지 않은가. 뭉클한 기운이 하늘 밖 저 어딘가로 피어 올라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