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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31  걷는 데이트

걷는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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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걷기라는 이름의 까페에 가면 이상하게도 전혀 걸을 분위기가 안 나지만, 뭐 몇몇 그런 곳을 제외하면 서울에서도 걷기 좋은 곳이 꽤 많다. 일산과 분당과 같이 계획형 위성도시에까지 이른다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질 것이다. 아무튼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동갑내기 친구가 산의 색이 각기 다른 게 눈에 들어오더라고 말했던 것처럼 자연의 변화와 자연의 본성에 눈뜨게 되는 것 같다.

독일에 있을 때 가장 좋았던 것이 푸른 녹음을 도심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뮌헨에서는 영국식 정원이 드넓은 규모를 자랑했고, 베를린에서는 공중에서 보면 물과 숲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명성처럼, 크고 작은 공원들이 즐비했다. 파리에서도 런던에서도 공통적으로 목도했던 산책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일상의 대화들, 자연에의 감동들. 한국에 돌아온 후로도 한참이나 그리워했던 부분이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새, 한국 특히 서울 내에서도 걷기에 즐거운 코스들이 늘어나면서 타향에서 찾곤 했던 여유를 새삼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과 함께 걷고, 또 걷는 그 맞잡은 손들을 보며, 굳이 멀리서 놀거리를 찾지 않아도 됨을 깨닫는다. 흙의 소리와 나무의 색, 사람냄새가 한 데 엉켜 그야말로 낭만적인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니 말이다. 한 때 뚜벅이라는 표현이 놀림거리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자처해서 뚜벅이가 되고프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렇게 영원히 걷고 싶다. (서울 도심 산책 코스 추천)

2009/05/31 22:15 2009/05/31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