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재즈페스티벌 2009
서울재즈페스티벌의 세 번째 날 밤 공연. 관련기사의 말마따나 이번
페스티벌 중 가장 기대했던 가치가 있던 공연 둘을 소개하고자 한다. 장장 3시간에 이르는(인터미션 포함) 긴
공연 시간 동안 색은 다르지만,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올곧게 지켜나가는 두 명의 뮤지션을 목도했다는 것
만으로 가슴 벅찰 이유는 충분했다.
Hamel(left) & Peyroux(right)
1부의 마들렌느 페이루는 목소리와 창법 덕에 ‘제2의 빌리 홀리데이’라고 불리지만, 정작 받았던 인상은 그 보다는(스탠더드 재즈보다는) 훨씬 자유로운 면모의 ‘집시’와 같은 느낌이었다. 홍보용 사진에서와는 달리 수수하게 긴 머리를 땋아 내리고 자신의 낡은 기타 줄을 조심이 뜯는 모습은 영락없이 불가리아의 작은 소도시에서 만날 법한 떠돌이의 모습이었다. 음악 또한 그 모습을 닮아 소박하고 꾸밈없었는데, 각각의 노래에 대한 설명과 소소한 브릿징 멘트는 오랜 시간 길거리에서 노래 부르며 하루를 꾸려가는 ‘생활음악인’의 면모와 흡사했다.
반면 2부의 바우터 하멜은 그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각종 진귀한 악기(?)를 늘어놓고, 미니확성기까지 동반해 다양한 실험정신을 보여주었던 그에게 젊은 팬들은(특히 정열적인 누나 팬들) 끊임없는 박수갈채를 보내기에 바빴다. 이쁘장한 외모에 어린 나이가 자칫 그의 음악에 대한 선입견을 심어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그런 인식을 공연에서 이렇게나 말끔히 씻어버릴 수도 있는 거구나, 싶었다. 한 곡 한 곡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그를 어떤 퍼포먼스와 함께 엮으면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그야말로 몸 속에 리듬세포로 가득한 것과 같은 바우터 하멜. 특히 그는 자신의 밴드와 함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어 관객을 환호의 도가니로 이끌었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음악을 즐겁게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적어도 관객과 직접 만들어가는 공연에서 뮤지션 자신의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해주는 반쪽의 것이 아니라,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음악을 통해 당신도 즐겁게 해 드릴게요,라는 마인드로 임하는 공연.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지난 해의 크리스 보티, 그리고 이번 해의 마들렌느 페이루와 바우터 하멜. 매해 진화해가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을 보며, 흐뭇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내년엔 누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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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터 하멜... -_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