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뮤지엄] 오디오북 시리즈 11
남미라는 지역만큼이나 아득하게 느껴지면서도 뭉글거리는 선망으로 대체되는 것도 없지 싶다. 이름도 얼굴도 알지 못하지만, 깊은 눈빛만으로 자신을 반겨줄 우연의 로맨스가 숨어있을 것만 같은 느낌. 넘실거리는 검은 빛과 둥둥거리는 영혼의 비트는 각박하게 살아가는 지구 반대편의 일상을 자꾸만 흩뜨려놓는다. 낙관과 슬픔이 공존하는 세계. 육체와 자연이 만나는 지점. 피로 물들었던 억압의 거울. 회한으로 치유했던 무언의 춤사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땅, 남미는 그렇게 매마른 정서를 불안스레 잠식하고 있었다.
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민음사,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