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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07/19  놈놈놈 (4)
  2. 2008/07/09  [타임뮤지엄] 오디오북 시리즈 3

놈놈놈

지난 17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신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을 두고 말이 많다. ‘역시 김지운이라는 찬사와 함께 너무 빈약한 블록버스터란 비난까지 그 평의 스펙트럼이 만주벌판 만큼이나 드넓게 퍼져있다. , 편 가르기야 초등학교 이전부터 익숙했던 이데올로기니 어쩔 수 없다 치고. 그 지형도 안에 굳이 집어넣자면, 난 당당히 ‘FOR’의 편에 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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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옹호함

 

김지운 감독은 말보다는 그림이 익숙한 사람이다. (오호, 이 단호한 어조 좀 보게. 니가 옵하 친구냐.) 그의 아이디어회의를 훔쳐 본 이의 말에 따르면 연담의 달마도저리 가라 하는 수준의 절도 있는 획이 몇 번 쓰스슥,하고 그려지더니만 컨셉이 정해지고 카메라 워킹이 맞춰지고, 결국 위대한 그림 회의가 대장정의 막을 내리더라는 것이다. 또 다른 증언 하나. 지난 학기 영상원에서 시나리오 수업을 듣던 친구 하나 왈, “놈놈놈 시나리오가 휑 해. 황량한 사막이야. 이것만 보면 그림이 어떻게 나올지 도대체 모르겠단 말이지.”란다. 그렇다. 그림이 익숙한 사람에게는 뭐니뭐니해도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리고 아무리 한국관객의 눈이 호사스러워졌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에서 하고 콧방귀를 뀐다면 막말로 멱살이라도 잡고 말하고 싶다. “니가 만들어 봐. 이만큼 나오나.” (, 감정을 자제하자. 자제하자.) 아무튼 시각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이들은 놈놈놈의 그림이 어떤 피땀의 결과인지 당최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감독을 옹호함

 

놈놈놈에 대한 옹색한 평론의 주된 알리바이는 내러티브 빈약혹은 과잉이다. 굳이 사견을 피력하자면, 후자 쪽이 더 설득력 있게 들리긴 한다. 알려진 바대로 칸 버전은 액션의 속도감을 더 높인 반면에 국내 개봉판은 서사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김지운 감독의 고뇌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을 지 미미하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관객이 그림보다는 드라마에 치중하는 성향을 감안해서라면 웨스턴에 왠 구구절절한 설명?’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라도 어쩔 수 없는 투자자와의 타협이 있었을 것이다. (, 그 외에도 영화 한 편에 Director’s Cut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무리는 한 여름에 메미 떼처럼 많긴 하다.) 하아. 그러니 감독이 오리지널 웨스턴에 다가서려고 하면 할수록 말없이 쫓는 자와 말없이 쫓기는 자에 대한 부연설명이 죽음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으리라.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서글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간지를 옹호함

 

미쟝센이고 캐릭터고 스케일이고 모두를 떠나 딱 하나 꼽자면, 박도원(정우성 분)의 공중 씬이 아닐까 한다. ‘연옌 기럭지 사에도 길이길이 남을 이 장면은 하악거리는 심장을 움켜쥐게 만든다. 요즘 세대의 멘털리티로 말하자면 잘 생긴 것도 연기요, 간지나는 것도 실력이다랄까. 어찌하다 보니 툭하면 간지 타령인 거 같지만, 간지의 진정한 뜻을 알고자 한다면 박도원의 유려한 공중그네 씬을 봐라. (, 말도 사족 같다. 무슨 해설이 있는 그림도 아니고.)

 

김지운의 놈놈놈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포스트 스파게티 웨스턴이라고 붙이는 것도 어설프고, ‘한국형 코믹 웨스턴이라는 것도 어정쩡하다. 그가 영화 내내 보여준 가상의 모던은 김지운 특유의 무국적성을 집약해서 보여준 것이리라. 달파란과 복숭아의 비범한 음악적 추격도(웨스턴인지 스페니쉬인지 모를) 그 색채를 더하는 데 한 몫 한다. 이 상황에서 완벽성은 어울리지 않는다. ‘완성도만이 알이 꽉 찬 석류마냥 생그르르 웃고 있다.  



2008/07/19 08:13 2008/07/19 08:13

[타임뮤지엄] 오디오북 시리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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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스러운 발언이지만, 딱 일주일 남았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이 우리의 동공을 향해 쓰나미를 몰고 올 그날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개봉이 다가온 이유이기도 했지만, 지난 해 여름 도살장 끌려가듯대전으로 면접을 보러 갔을 때 허한 마음을 보이차 마냥 달래주었던 게 그의 글이었기에 <김지운의 숏컷>을 다시 집어 들었다. 그의 그림들에 대한 환희와 질시는 당연시되었던 거지만, 그의 글 빨에 대한 경이는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특히나 그의 드라이한 유머감각이란. (과장 조금 더 보태어) 거지 형상을 하고 있어도 간지가 날 것 같은데(, 너무 ) 이러시면 너무 곤란하다. 알흠다운 백수생활을 감행하고 계신 이 시각의 젊은이들(정의: 젊다고 느끼는 이들)이여, 김지운을 펼쳐 들고 하례와 같은 공감으로 샤워하시길. 그는 으스대지 않고 당신을 툭툭 건드려줄 것이다.   




열정이냐, 권태냐; <김지운의 숏컷>, 김지운, 마음산책, 2006, 36-37p

2008/07/09 22:50 2008/07/09 2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