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뮤지엄] 오디오북 시리즈 10
신기하게도 어떤 그림과 어떤 음악은 마치 아득한 옛사랑과 그것의 그림자처럼 맞붙어있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개개인이 가지는 감흥과 그 폭 안에서 이뤄지는 우연의 현상이겠지만, 그런 순간은 꽤나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인류는 기술적으로 공감각적인 체험을 가능케 했지만, 그런 체험은 이따금 ‘종합선물세트’같이 텅 빈 부담을 안겨준다. 즉, 좋다고 하는 것을 다 모아놓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가치가 상쇄되는 인상이랄까. 크리에이티비티의 근원도 아마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한다. 문자를 통해 이미지를 상상하고 음정을 통해 움직임을 연상하는 것처럼, 그것은 기술적으로 완벽히 구현할 수 없는 인간의 오감이라는 성역 안의 마지막 남은 보루와도 같다.
<이른 일요일 아침>, 에드워드 호퍼, 1930, 뉴욕 휘트니 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프로젝트; 뉴요커, 박상미 著, 마음산책, 2004, 172-173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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