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뮤지엄] 오디오북 시리즈 4
설명을 한다는 것은 대화에서 실패한 경우다.
어제 친구로부터 비싼 선물을 받았다. 고급양장본의 책 자체가 비싸기도 했지만, 그 안에 든 내용이 훨씬 값나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되려 외피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인생에 있어 좋은 스승은 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리는 썰물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채워주는 밀물과 같은 존재다. 그리고 그들은 종종 자신의 회고를 통해 썰물로서의 충만함을 더한다.
아직까지도 몇 달 전 김아타 展에서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사고하는 이, 살아있는 이의 작품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숭고함이 있다. 호불호를 떠난 울림이 있다. 놀라운 것은, 김아타의 그림에서 뿐만 아니라 두 권의 책 안에 숨겨져 있는 활자를 통해서도 그는 ‘말을 걸어온다’는 점이다. 그저 서로에게 ‘설명하기 바쁜 시대’에 대화의 참 의미를 아는 이가 어깨를 두드리는 것이다.
물은 비에 젖지 않는다, 김아타 著, 예담, 2007, 5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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