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in’s ‘As Is’ & ‘To Be’
사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가 지난 3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계기로 정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5명의 아이의 어머니이자 정통 알래스카 출신인 사라 페일린은 알래스카 내에선 개혁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연방 무대에선 전적으로 ‘뉴 페이스’다. 일단은 그녀가 알래스카 대표로 미녀대회에 출전했다는 것과 그녀가 공식적으로 낙태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그녀의 미성년자 딸이 임신을 했다는 점, 44세로 젊은 백인 직업 여성을 대표하면서 동시에 하키 맘(방과 후 아이들을 뒷바라지하며 동분서주하는 전형적 주부)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부분 등이 큰 주목을 끌고 있다. 그녀의 부통령 후보 수락연설 또한 오바마 만큼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비교적 직설적인 화법과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그녀의 등장으로 내심 ‘힐러리가 기뻐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즉,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엔 힐러리가 출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고, ‘페일린 효과’가 호의적으로 받아들여지면 여성 지도자에 대한 인식도 한층 격상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그러면서도 페일린의 등장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힐러리를 대항마로 내세우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앞으로의 힐러리의 행보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조심스럽게 ‘페일린 효과’가 언급되는 가운데 미 대선은 세대 간, 인종 간, 성별 간의 복합적인 대치구조로 발전할 양상이다. 오마바의 독주가 예상되었던 가운데 페일린의 등장으로 민주당-공화당 간 빅매치가 이뤄질 조짐도 보이고 있다.

논리적 비약이 있지만, 미 대선은 야구게임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본격적인 승부는 ‘9회 말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막판까지 가봐야 어떻게 될는지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한 유명 칼럼니스트는 ‘후보 수락 연설은 페일린에게 가장 쉬운 일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앞으로 그녀에게 펼쳐질 레이스가 얼마나 험난할는지 경고(?)하는 냉소적 메시지인 셈이다.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페일린이 잃을 것은 없을 듯 하다. 이따금 캐나다 땅으로 오해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알래스카(참고로 알래스카는 미국의 49번째 주로써 면적으로는 가장 크지만, 인구밀도는 와이오밍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의 젊은 여성 주지사에게 찾아온 기회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