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유학
(R. 프로스트는 잘 몰라도 그의 작품 ‘가지 않은 길’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봄 직 할 것이다.)
훗날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대부분의 선택은 ‘쏠림 현상’에 의해 결정되곤 한다. 개성이 만연한 사회에 산다고 착각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몰개성에 폭-하고 파묻혀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흰 색 차가 많은 것도(자연적인 영향도 크지만), 기러기 아빠가 날마다 늘어나는 것도, 하다못해 모두들 신봉선처럼 열 개의 손톱 컬러를 다르게 하는 것까지도 철저하게 ‘자기 결정’이라기 보다는 ‘남들이 하니깐’, ‘그래서 무난하니깐’, ‘좋은 게 좋은 거니깐’하는 식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웅성거리는 군중을 뚫고 ‘여긴 뭐하나’싶어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사람이 적은 곳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공통된 결정을 내리고 ‘동승효과’를 누리려고 하는 것이 통상적인 심리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쏠림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조심스런 말이지만, 주변에서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은 부모’를 만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누군가의 가정교육에 관여할 바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마음의 준비라는 것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는 어떻게 훈육할 것이며, 아이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어떻게 가지게 할 것이며, 올바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케 하는 눈은 어찌 가르칠 것인지 등등. 일일이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이 있기에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통해 ‘제 2의 인생’을 산다고 하는 게 아닐까. 우리의 교육실정을 들여다볼 때면, 손쉬운 말로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을 하게 되지만, 비단 그런 문제만은 아니지 싶다. 자신을 꼭 닮은 또 다른 인격체가 세상을 알아가고 차차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부모와 자식의 삶은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얽힐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한다. 혹자에게는 그것이 끔찍이도 진저리 나는 과정이겠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그것이 진정한 ‘성인’으로 가는 여정일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떡 대신 뱀’을 주겠는가. 그러나 문제는 그 ‘떡’이 더 이상 떡일 수 없을 때, 있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라 했거늘, 교육에 있어서도 틀린 말은 아니지 싶다.
‘산촌유학’을 보내는 것이 비단 유일무이한 정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식을 ‘산촌유학’ 보낸 한 학부모가 이야기하듯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시대에 살기에 아이에게 조금 더 강인함을 키워주고 싶다’는 열망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남들이 모두 좋다고 하는, 아이에게 해주지 못해 안달하는 그것이 과연 ‘우리 아이에게 유익한 것인가’란 질문을 곰곰이 해보는 (젊은) 부모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그것에 ‘남에게는’ 혹은 ‘쏠림 현상 때문에’ 좋은 것, 좋아 보이는 것이라면 재차, 삼차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하였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적어도 오롯이 ‘우리의 결정’을 내렸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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