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Inside Steve's Brain

역사 속에서 대중은 늘 영웅을 필요로 했다.
빌 게이츠의 신화가 90년대의 장밋빛을 한층 돋보이게 해 주었다면, 스티브 잡스의 성공은 밀레니엄의 암울함을 잠시나마 환각상태에 빠지게 했다. 그의 발상은-정확히 말해 그의 '애플'은- 그만큼 치명적이고 그만큼 달콤해서 현실에 대한 모멸감에 강력한 아편을 놓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너도나도 '머스트해브 아이템'을 손에 넣은 스타일리쉬함으로 거듭나길 바랬고, 믿고 싶든 믿고 싶지 않든 전인구의 1/10이 아이팟에서 흘러나오는 비트에 몸을 내맡기고 있다. 즉, 21세기의 영웅 스티브의 손가락 아래 순결한 충성을 맹세한 이들로 지구 한 바퀴는 너끈히 건널 거란 얘기다.
서가에 널려있는 '스티브 잡스' 관련 서적은 그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한 열권 남짓한 책과 간접적으로 들먹거리고 있는 수십권의 책으로, 여하튼 부지기수다. <Cult of Mac>이란 전작으로 소소한 재미를 본 Leander Kahney가 스티브 잡스에게 관심을 가진 건-그의 입장에선 당연하면서도- 다소 진부해 보이는 감도 없잖아 있지만, 맥 유저 입장에서 살펴본 그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과연 어디서부터 출발하는 지에 대해 심도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지는 않아 보인다.
전형적인 미국식 성공/처세 서적들이 그렇듯, 전체적인 진행이 교훈적 에피소드 위주로 펼쳐지는 게 다소 마음에 걸리지만 역시나 스티브 잡스의 지적들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이답게 여운있는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스티브 잡스가 영웅 노릇을 계속 해 줄런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그의 '애플'이 그 미끈하게 빠진 '핫'함을 보여주는데 망설이진 않으리라.
서비스로 수첩 한 켠 적어놓을 만한 '스티브 잡스 어록'의 몇마디를 발췌한다.
I'm not afraid to start from the beginning.
Creativity is just connecting things.
I want to put a ding in the universe.
Software is the user experience.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Innovation has nothing to do with how many R&D dollars you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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